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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리고/중얼중얼

2.5단계

강희누나 2020. 9. 11. 21:58

2020년 역병이 시작되고 정체모를 이것에 마음졸이며 잠시잠깐 동네가 조용해졌었다.

날이 추운 탓도 있었지만, 그래 한동안 이 동네가 좀 조용하기도 했어.

그러다 봄이 왔고, 날이 따뜻해졌고 ... 대구를 주저앉게 했던 신천지발 확산도 여기서 많이 떨어진 곳 이야기라 그런지 그다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이 동네는 해방촌 골목골목은 사람들로 다시 차기 시작했다.

작은 카페들에도 바글바글 마스크는 벗어던진 아직 한창 때의 봄날인 어리고 젊은 사람들로 차버렸던 골목

마스크를 쓴 채로 사람 없는 남산길을 걷는 건 역병의 시대에 이 산에 사는 특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봄날이 되니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바글바글

그래...거리두기 단계를 아무리 높인 들 서울, 수도권 이동 인구가 줄겠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한다.

여긴 서울이고, 서울이라는 곳은 혹자가 말했듯 천박한 도시여서 다들 먹고살기 바쁘고 이미 풀어져 회복한 일상을 포기하지 못하는 ... 함께 살아내야 한다는 의식조차 희미해져버린 공간이니.

다들 여기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내일이 없는 사람들

역병이 아니어도, 딱히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어서일까. 방역 단계가 올라가고 문을 닫는 가게가 늘어나도 사람들은 오늘의 '나'의 일상을 포기하지 못한 채 어디로든 숨어든다. 한강을 찾고 고시원을 찾고 모텔방을 찾아서라도 오늘의 '나'의 일상을 포기할 수 없는 그런 곳.

그렇게 살고 있지. 이곳은. 서울은...

자신의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살면서, 일상을 빼앗겼다고 한탄하고 불특정다수를 향해 분노를 내뱉으며 "저 사람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신호에 일제히 달려들어 돌만 던지면 되는 이곳. 서울....

그 와중에 겁이 많아 '회사-집'밖에 오가지 못하는 '나'도 역병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하게 살고 있는지는 전혀 보장받을 수 없다. 지하철은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사무실 바로 옆의 팀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그게 아니어도 역병의 씨앗이 어디서 자라고 있는지 모르니까...

그렇게 불안감을 가지고 우리는 집을 나서고 길을 걷고 삶을 살아간다.

과연 이 역병의 시기가 끝은 날까? 

어렵고 어렵고 또 힘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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