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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누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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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는 영화. 영화의 모든 것은 아니겠지만 스크린 안에 배우와 감독, 영화를 만드는 환경을 솔직하게 집어 넣은 아주 독특한 영화이다. 의도한 바이겠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은(거의라는 표현이 더욱 적절하겠지만) 본인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배우의 이름이 그대로 등장할 때 실제와 스크린 안의 현실 사이에 느껴지는 그 괴리감이 그 이름을 더욱 낯설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의 심리를 많이 담는다. 혈육에 대한 그리움, 딸에 대한 표현못하는 사랑, 그를 지켜봐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사랑들...이 모든 이야기보다 우선하는 것은 배우의 삶이다. 아버지 김진규 보다는 배우 김진규가 보인 마지막 모습은 얼마나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일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맞이하는 그 마지막...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너무나 반가웠던 것은 60년대 서울의 풍경이었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그 길이 그때 어떠했는지 그대로 드러날 때, 익숙하지만 다른 그 곳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8:00 August 15 at 서울아트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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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배우의 고백│Confession of an Actress│김수용│김진규, 남정임, 한성, 허장강, 황정순│ADDITION 1967 | 84min | 한국 | BW 15세 이상 관람가

지금은 폐인이 된 왕년의 명배우가 어느 술집에서 잃어버렸던 딸을 찾게 되었으나 차마 그녀앞에 아버지라고 나설 수 없어 아버지임을 숨기고 그 딸을 배우로 데뷔시킨다. 딸은 당세의 은막을 독점하게 되었고 그동안에 뒷바라지 해오던 그가 자신의 생부였음을 알지만 이미 그는 종적을 감춘뒤였다.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그를 찾았으나 그때는 이미 그가 유명을 달리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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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희누나
Eujlogiva Life/Audience Life l 2007/08/1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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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볼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 몇 번의 영화제를 그냥 보내고 나서야  드디어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영원히 이 영화를 볼 수 없을지도 몰랐다. 알고보니 지금 오발탄의 원본 필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이 작품 뿐만은 아닐거다. 많은 작품들이 제대로 보관되지 않아서 과거속에 묻혀버렸을거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30여년전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보내졌던 필름이 남아 있어 그 필름을 복구한 것이라 영어 자막이 있는 형태로나마 볼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작품들이 그렇게 묻혀버렸겠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이미 원작 소설로도 뛰어난 오발탄을 스크린에서 만나는 것도 벅찬 경험이었다.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과 소리들, 그리고 풍경들이 인물과 시대의 아픔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는지 수십년전에 이미 이렇게 훌륭한 영화가 만들어졌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웠다. 계속 귀에 "가자...가자..." 이 소리가 맴돌고 있다.

(6:00 August 15 at 서울아트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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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발탄│Aimless Bullet│유현목│김진규, 최무룡, 김혜정, 노재신, 문정숙│ADDITION 1961 | 107min | 한국 | BW 15세 이상 관람가

계리사 사무소 서기인 영호는 전쟁 통에 미쳐 "가자!"를 외치는 어머니,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아내, 양공주가 된 여동생, 실업자인 퇴역군인 동생 철호를 거느린 한 집안의 가장. 그러나 계리사의 월급으로는 한 가족을 먹여 살리기도 빠듯해, 치통을 앓으면서도 치과에 갈 엄두를 못낸다. 어느날 영호는 경찰로부터 철호가 은행을 털다 붙잡혔다는 전화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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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희누나
Eujlogiva Life/Audience Life l 2007/08/18 23:02
8월 15일. 학교에서 배우기는 광복절이라고 했다.
1945년 8월 일제 강점하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항상 이 날은 의미를 기억하는 날이라기보다는 달력에 빨간색 글씨로 써 있는 쉬는 날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학교다닐 때까지였을거다.(물론 학교다닐 때는 방학인데 치..이러면서 직장인들을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철이 없었던거지) 회사에 나가기 시작하고 8월 이날 제대로 쉬어본 기억이 없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제대로 쉬지 못해서 아쉬운 날이 되어버렸고 광복은 저 멀리 어딘가로 날아갔다.
올해 역시 출근을 해야 하는 휴일 아닌 휴일임을 곱씹으며 하루를 살았다. 그래..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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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오늘은 시네바캉스 티켓을 예매해 둔 날이기도 했다.
그간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계속 놓쳤던 오발탄과 더불어서 어느 여배우의 고백까지 두 편을 예매해두었었다. 종로3가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여전히 쿰쿰한 그 길에 닿아있는 극장. 어쩌면 어느날 훌쩍 없어질지도 모르는 그곳에 가는 날이라는 생각에 별거 아니지만 혼자 좋았다. 난 이상하게 가면 갈수록 흑백 필름들이 좋아지니말이다. 느긋하게 그 곳에 도착해서 티켓을 받아들고 횡하니 빈자리 많은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 곳이 좀 꽉 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이렇게 횡한 객석을 볼 수 있어서 좋다는 이중적인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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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이랬다. 친숙한 곳이기도 하고, 저 유리창들 너머로 찍힌 어느 곳이 살짝 그립기도 했다. 이 시간 이 동네 어딘가에 있을 사람들도 그립고, 보고 싶고 그런 기분. 몇몇 사람들에게 아주 메마른 언어들로 가득한 문자를 보내 안부를 물었다. 다들 잘 지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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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희누나
Eujlogiva Life l 2007/08/15 16:41
2007/08/13 - 흑백필름과 비, 그리고 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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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에 왕위에 오른 스웨덴의 여왕 크리스티나Alexandra Christina. 안토니오의 죽음 앞에서도 연인의 죽음에 대한 슬픔보다는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단호함이 보이던 모습. 이 영화는 단순히 여왕의 사랑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크리스티나는 여자이지만 남자였고, 귀족들 위에 굳건히 서고자 했고, 하고 싶은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알고 싶은 것도 너무나 많은 사람이었다. 또한 그녀는 마그누스나 안토니오보다도 '에바 스파레'를 더욱 사랑하는 것같다. 여왕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떻게 영화 한 편으로 알 수 있겠는가...다만 스크린에서 그레타 가르보를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을.
그레타 가르보에 의한, 그레타 가르보를 위한, 그레타 가르보의 영화이다.

(4:00 August 9 at 서울아트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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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크리스티나│Queen Christina│루벤 마물리안   Rouben Mamoulian│그레타 가르보, 존 길버트, 루이스 스톤│ADDITION 1933 | 99min | 미국 | BW 12세 이상 관람가

17세기 스웨덴의 여왕이었던 크리스티나의 사랑과 슬픈 비극적 결말을 그린 작품. 마지막 장면에서, 스웨덴 왕권과 맞바꾼 연인 안토니오가 죽자, 절망에 가득해 바람을 맞으며 뱃머리에 선 크리스티나를 연기하는 그레타 가르보의 비극적인 클로즈업이 유명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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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희누나
Eujlogiva Life/Audience Life l 2007/08/13 21:01
2007/08/13 - 흑백필름과 비, 그리고 홍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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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이메일을 주고받던 것 보다 우체국 사서함 사이로 오간 편지들이 더 애틋하다. 편지 한 통, 손으로 직접 써내려간 글자 하나하나에 담긴 설렘이 그립다. 게다가 상점에서 일하는 점원들도 아니 길거리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함부로 옷을 입지 않는 그런 여유가 부럽다. 그렇게 한템포 여유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1:30 August 9 at 서울아트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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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가게│The Shop around the Corner│에른스트 루비치   Ernst Lubitsch│마가렛 설리반, 제임스 스튜어트, 프랭크 모건│ADDITION 1940 | 97min | 미국 | BW 12세 이상 관람가

크라릭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마투첵 앤 컴퍼니’라는 선물 가게에서 9년 동안 사장의 신임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그와 신참 점원 노박은 언제나 말다툼하며 대립하는 사이이다. 그런 둘에게도 공통점은 있으니 그건 두 사람 모두 만나보기는커녕 얼굴도 알지 못하는 이성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남모를 사랑을 키워오고 있다는 것. 사실 둘은 서로가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인데도 상대방이 자신의 ‘미지의 연인’이란 걸 알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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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희누나
Eujlogiva Life/Audience Life l 2007/08/13 21:00
서울아트시네마는 시간을 거스르는 것같다.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풍경. 문밖을 나서면 2007년이지만 그곳은 아주 옛날 어딘가 시간에 꽁꽁 묶여 멈춰버린 그런 공간같다. 그냥 그대로인 모습...이 공간은 허리우드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기억하고 있다. 기억속 그 어두운 극장은 사라져버렸다. 오랫동안 보아왔으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던 공간이다. 그러다 그곳에서 본 영화는 누구도 기억못할 김하늘, 유지태의 데뷔작(?) "바이준". 그리고 "공동경비구역 JSA"...그러고보니 바이준은 여기랑 뭔가 어울린다. 어두컴컴하고 불안정한 모습... 이제 이곳은 시네마테크를 지키려는(아..지킬 게 남아있기나 한가?) 마지막 막다른 골목같은 곳이다. 외로운 몸부림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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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시네 바캉스가 열리고 있다. 과거의 시간들을 묶어 내보여주는 그런 시간이다. 좀더 일찍 그 자리를 찾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아 이제야 찾아가보았다. 흑백필름 속에  여유있는 호흡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이런 영화 계속 보고 싶어. 영화 한 편이 끝나고 다음 영화까지 시간이 좀 남아 바깥으로 나서려다가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그냥 주저 앉았다. 마땅히 식사를 할 수도 없는데...그냥 음료수 하나와 비스켓을 들고 앉았다. 책도 한 권 있으니 뭐...괜찮은 조합이다. 바깥은 비. 이곳은 흑백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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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가 절실한 이유는 첫사랑의 순수한 흔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자신들이 사랑하는 영화를 만나기 위해 어두운 극장에
모여 숨죽이고 있는 동지들과 나누는 그 뜨거운 기류의 느낌이란...
세상에 모든 위대한 영화는 스크린에 영사되는 순간,
극장안의 관객과 교감하는 그 순간부터 위대해진다고 저는 믿습니다.
시네마테크가 존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직도 어딘가 존재할 수 있는 미지의 걸작들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해방구이기 때문입니다.
-류승완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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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필름 속 영화를 두 편 보고 그 저녁 대학로로 향했다. 조금 일찍 도착하게 되어 이다 근처를 헤매다보니 예쁜 홍차전문점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차를 파는 곳인지, 차와 관계되는 것들을 파는 곳인지 헷갈렸는데 아마도 두 가지 다 하는 곳인 듯. 『로즈하우스』라는 카페였는데 예쁜 티포트 세트에 홍차가 담겨 나오는 곳이었다. 워머 위에 올려진 티포트에는 항상 따뜻한 차가, 그리고 잔도 너무나 예쁘다는... 무엇보다 다즐이 아주 맛있게 우려진 상태로 나와서 더욱 좋았다. 다음엔 다른 차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가격을 생각하면 쉽게 자주 가기는 힘들 듯 하다. 보통 9,000원 정도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차를 아주 좋아하는 친구가 아닌 다음에야 데리고 가기가 힘들 듯. 대신 맛있는 차와 맘에 드는(생각해보니 그렇게 꽃그림 가득한 공간을 내가 좋아할리가 없는데 조화를 잘 이루니 괜찮더라) 공간이니 잘 기억해두어야지. 대학로에 예쁜 찻집 하나 알게 되어 좋았다.

비도 내리고
흑백필름도
이후 연극 한 편도
무엇보다 따뜻하고 맛있는 차도 함께 한
8월의 여름 어느 하나의 날...2007년 8월 9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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