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아직 신분이 학생이던 시절에 후배 녀석 교양 과목 리포트 쓰는 일을 도와줬던 적이 있다.(도와줬다기보다는 얼추 써줬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그러고 보니 옳은 일은 아니었다.) 그 글 주제가 어른아이 뭐 이런 거였는데, <양철북>, <푸줏간소년>,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 등의 영화를 주 재료로 롤랑 바르트랑 이렇게 저렇게 섞어 버무려서 끼적거렸던 기억이 난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 기억이 떠올랐는가 하면 그건 LG아트센터에서 지금 공연 중인 뮤지컬 나인(Nine)을 보면서 머릿속을 스친 단어가 '어른아이'였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또한, 어른이란 무엇일까? 개인이 사회에서 하나의 진정한 개인으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연령이 점점 늦어지는 지금 귀도 콘티니의 모습은 비단 낯선 남의 나라 누군가의 이야기만은 아닐 거다. 거울을 바라보며 "이제 다 자랐어.", "이제 넌(또는 난) 네(또는 내)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어른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른...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는 불혹(不惑)이라 불리는 나이. 40살의 귀도는 여전히 9살에 머무르며 현실과 머릿속 공상 속의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의 몸은 40살에 머무르지만 머릿속 어딘가의 귀도는 여전히 9살에 머무르고 있고, 그의 몸이 루이자의 곁에, 혹은 칼라의 곁에, 혹은 클라우디아, 혹은 층층이 수많은 여인들 곁에 머무르는 지금 현재에도 실제 그의 머릿속 숨겨진 그는 성 세바스찬 그 바닷가에 머무르고 있다.
"....세상엔 내가 한 명 뿐인걸.
또 다른 나와 함께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
또 다른 나와 함께 멋진 노래도 불러보고파.
여기 있는 나와
저기 사랑 노래하는 나
산책을 하는 나
여기도 저기도 있고파.
물론 말도 안 되지만.
난 멜로디와 또 다른 화음을 동시에 노래해.
나만을 위한 노래,
귀도, 귀도, 귀도, 귀도, 귀도!
난 난 나는 시인이자
또 멋진 철학자
까짓거 신도 한 번 돼보지 뭐, 믿지는 않지만.
아니, 절대 빈말이 아니야.
저 우주 끝까지 모든 사람들, 내게 말해 줘.
난 당신만 좋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 말해 줘.
제발 할 수 있다.(할 수 있다)
뭐 그쯤이야."
또 다른 나와 함께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
또 다른 나와 함께 멋진 노래도 불러보고파.
여기 있는 나와
저기 사랑 노래하는 나
산책을 하는 나
여기도 저기도 있고파.
물론 말도 안 되지만.
난 멜로디와 또 다른 화음을 동시에 노래해.
나만을 위한 노래,
귀도, 귀도, 귀도, 귀도, 귀도!
난 난 나는 시인이자
또 멋진 철학자
까짓거 신도 한 번 돼보지 뭐, 믿지는 않지만.
아니, 절대 빈말이 아니야.
저 우주 끝까지 모든 사람들, 내게 말해 줘.
난 당신만 좋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 말해 줘.
제발 할 수 있다.(할 수 있다)
뭐 그쯤이야."
그의 꿈은 사방팔방 이곳저곳으로 향하고, 그의 눈은 여기저기에 쉼없이 머무르지만 그의 머릿속 그 세계를 담아내기에 현실은 너무나 불완전하다. 현실과 비현실, 거울 밖과 거울 안의 쉼없는 부딪침을 겪어내면서 그는 다시 한번 "어른이 되길" 바란다. 이 바람이 스스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환경에 의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어린 귀도를 위로하며 어른 귀도가 되길 바란다. 상실과 상처, 찢어발김을 겪어 내면서 상처입은 그 모습 그대로 자신 앞에 서는 귀도. 어른이 된다는 것은 순수하게 아파 낼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일지 모르겠다.
"신발끈 준비물 무릎에 상처는
공놀이 하며 평생을 보낼순 없는일
어른이 되길..
배워도 모르지.. 단순한 진리는..
어른이되길..
모두 가질 수는 없잖아..
모든 사람들이 곁에 있는 사랑이 필요하니
혼자 신발을 매고 준비물 사고
넘어져도 털고 일어나
어른이되길.."
공놀이 하며 평생을 보낼순 없는일
어른이 되길..
배워도 모르지.. 단순한 진리는..
어른이되길..
모두 가질 수는 없잖아..
모든 사람들이 곁에 있는 사랑이 필요하니
혼자 신발을 매고 준비물 사고
넘어져도 털고 일어나
어른이되길.."
비단 귀도의 이야기만은 아닐것이다.
거울 안 숨겨진 스스로를 바라볼 용기없이 그냥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숨겨진 어린 나를 망각해버린 사람들...
모두가 부르는 노래가 되어버릴지도...
(8:00 January 23 at LG아트센터 / casting 귀도 콘티니-강필석)
배우 강필석
'Eujlogiva Life > Audience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원티드(Wanted, 2008)] (3) | 2008/06/30 |
|---|---|
| [아비정전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1990)] (3) | 2008/04/21 |
| [Nine] (0) | 2008/02/05 |
| [기사]인터넷영화 전설 '다찌마와리', 장편영화로 부활 (6) | 2007/11/23 |
| [기사]김영진의 러프 컷 - [M], 절실한 일장춘몽 (0) | 2007/11/05 |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4) | 2007/10/29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